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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_약/복용 기록

아토목세틴 65mg 투약 일기

의사 선생님이 아토목을 65mg로 올리면 감정적으로 예민해질 수 있다고, 잘 관찰해보라고 하셨다. 

그래서 그 동안 써본 투약 일기

(Adhd들은 알 거다.. 투약 일기 자체를 쓰는 것 자체가 불가능함 근데 15일 동안 썼다는 건 그 자체로 약이 잘 맞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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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약 일기를 써는 동안 나를 관찰하면서 알게 된 건데 나에게 지금 가장 유의미한 주의력 결핍 증상은 크게 두 가지이다. 집중력, 실행력으로 이름 붙이는게 맞나 싶지만? 자꾸 반복되기 때문에 편의상 이름 붙이고 알파벳으로 표현해야겠다. 

 

A 집중력: 머릿속에서 원하지 않는데도 잡생각이 계속 떠오른다. 결과적으론 흐름을 놓친다.

이렇게 간단히 표현하지만,, 어디서 보고 참 공감을 했던 비유인데 머릿속에 나비가 날아다니는 느낌으로 설명할 수 있다.

계속 앞으로 걸어가야 하는데(현재 행동의 목적) 가는 중 날아다니는 나비가 눈에 보인다. '아, 나비네' 하고 계속 앞으로 가야 하지만 '나비!!' 하고 나는 나비를 따라간다. 그 나비를 따라가다 보면 다른 나비가 또 보인다. 전에 따라가던 나비는 바로 잊고 새 나비를 따라가고 또 다른 나비를 따라가고.. 그러다 한 참 후에야 '아 나는 앞으로 가야 하지..?' 하는 거다. 그럼 왔던 길을 되돌아간다. 그러다 또 나비가 보이고.. 나는 평범한 사람들이 궁금하다ㅜ  자기가 앞으로 가야 한다는 걸 알 땐, 나비 자체가 안 나타나는 건지/아니면 나비를 보고도 무시하고 앞으로 걸어갈 수 있는 건지/아니면 나보다 나비 숫자가 적은 건지..

무튼 이 A현상으로 인해 지금 가장 불편한 건 다음과 같다.  

공부하는 동안 중간에 다른 생각이 난다->흐름이 끊긴다->놓친다->놓치고 있는 것을 자각하고 뒤로 되돌린다(인강 등을 들을 때)

잠깐 과거를 회상해보면 

내가 특히 싫어하는 과목 수업을 들을 때 선생님이 수업 들으면서 채우라고 괄호가 뚫려있는 학습지를 채우기 힘들었던 것도 같은 현상이다.

나는 분명 선생님 말을 듣고 있었는데 몇 개가 지나가서 자꾸 짝한테 물어보았다. 그때는 내가 ADHD인지도 모르고 스스로 머리가 좋다 생각하던 시절이라 '왜 나는 자꾸 빈칸을 못 채우지? 왜 선생님 말을 듣고 있는데 들은 기억도 없지?' 마치 시간이 삭제된 것처럼 답답해했다." 

 

B 실행력: 해야 할 일을 놔두고 다른 불필요한 일을 한다. 

 지금 해야할 일은 따로 있고 머리로도 알고 있는데, 안 하는 거다. 스마트폰이나 아이패드로 정말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확인한다. 주로 커뮤니티, 에타, 인스타 등이다. 나는 몇년 동안 지독한 커뮤 중독이었다.. 자기 전에 핸드폰 안 한 적이 거의 없었다. 아예 탈되한 아이디도 몇개 된다. 새로운 글을 확인하고 떠오르면 검색하고,, 들어가는 커뮤니티 종류도 다양하다.

이건 실행력과 관련된 행동이라 노르에피네프린 부족인가 했는데, 도파민과도 연관이 있어보여서 단정짓기는 힘들다.  계속 무언가를 확인하는게 도파민 중독의 일환일 수도 있기 때문에

또 이 행동은 하루 단위로 보면 그 날 할 일을 못하는 것에 그치지만 몇 달, 몇 년 단위로 보면 인생에서 중요한 일을 안 한 채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기에.. 나를 여러 번 실패하게 만든 주범과도 같다 그래서 나는 이걸 꼭 무슨 수를 써서라도 고칠 것이다. 

 

물건 잃어버리는 것, 넘어지는 것 등의 부주의함, 말이나 글에 두서와 논리가 없게 느껴지는 것 등 이 외에도 여러 증상이 있지만 

우선 내 목표를 이루는 데 이 두 가지 개선이 가장 큰 문제라 생각해서 약을 먹으며 이 두 가지가 어떻게 되는지 살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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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차:

오후에 피곤한 느낌. 

용량을 높이기 전보다 A가 많이 나타남! 

 

3일 차(11시 복용):

3시쯤 피곤(잠은 안 옴) 여전히 A는 많이 나타남 

감정 예민-프린터 사는 데 일이 좀 생겼는데 짜증 나고 울컥. 별 것도 아닌 일에 감정 컨트롤 못 함

 

4일 차(오후 1시 반 복용+이뮨, 홍삼)

계속 오후에 피곤하길래 비타민이랑 홍삼을 같이 먹어봄

5:50 집중이 매우 잘 되는 느낌에 시계를 봄. 9시까지 쭉 이어짐

어제까지와 달리 A가 줄었다. 나비의 수가 적다! 나비가 보여도 내가 쫓아내고 계속 앞으로 걸어갈 수 있는 느낌이었다. 

 

5일 차(11:15 기상/12:50 복용)

어제 5시쯤 자서 그런지 매우 피곤함(전날 오후에 약을 먹어서..?)

 

6일 차(1시 기상/1시 반 복용+이뮨, 홍삼)

어제 6시쯤 잤다. 이틀 연속 밤에 잠에 못 들음. 

2시 반쯤에 심장 쪽이 답답한 느낌이 들었다.

 

7일 차(1시에 아토목만) 

이틀 연속 제시간에 못 자 피곤하고 머리도 좀 아프길래 오늘은 아토목만 먹었다.(잠 못 자게 하는 건 콘서타라서) 

그리고 오후 5시까지 공부 안 하고 낮잠 잤다. 그러니 개운해졌다. 

아토목만 먹었는데도 약효가 느껴져서 저녁에 공부가 어느 정도는 되었는데 

A가 다시 높아졌다. (A는 콘서타로 내려가는 것일까?)

 

8일 차(10:00 전부 복용)

전날 콘서타를 안 먹어서 그런지 2시쯤 잤고, 정상적으로 일어나 오전에 약을 먹을 수 있었다. 

 

9일 차(1:30 아토목만 복용) 

일요일이라 좀 더 자서 오후에 약을 먹어야 했는데 콘서타 먹으면 또 못 잘까 봐 아토목만 먹었고 

그래서 그런지 저녁을 먹을 수 있었다. 심장 답답한 느낌은 없었고 저녁에 공부하다가 이례적으로 책상에서 졸아 바로 잤다. 

 

10일 차(10시 이전 전부 복용)

아침에 또 심장 쪽이 답답한 느낌 저녁에 두통(심장 답답은 콘서타와 아토목을 같이 먹어서 그런 것일까..?)

 

11일 차(휴약)

쉬는 날. 먹고 싶은 것 먹기 드라마 보기 영화보기

 

12일 차(12시 전부 복용)

집중 잘 됨 

 

13일 차(휴약)

쉬는 날. 저녁에 술 먹음(2병)

 

14일 차(1시 전부 복용)

의욕이 없다.. B가 높다 ㅠ 

 

# 결론

나름대로의 결론 도출. 귀납적이기 때문에 아직은 더 알아봐야겠지만.. 일단 정리해보면 

1. 용량을 늘린 직후 3일 정도까지는 오히려 집중이 안 되는 느낌이지만 4일 차부터는 개선되었다. 

2. 약을 오후에 먹으면 잠을 제대로 못 잘 수 있으니 오전에 먹는 것이 좋다. 

3.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서 쉬는 것은 다음 날 영향이 없었는데 친구를 만나서 술을 먹은 다음 날엔 실행력이 떨어진다. 

4. 피곤할 때 콘서타를 같이 먹으면 심장이 답답하다? 요즈음은 심장 답답한 느낌이 없는 걸 보니 콘서타와 아토목을 같이 먹었기 때문은 아닌 것 같다. 

 

# 해야 할 일

이건 개인적인 일기.. 

1. 약을 규칙적으로 오전에 먹고 취침 시간 기록하기 

2. 아무래도 B는 도파민 중독과 연관이 높은 것 같으니 알아보고 행동 개선 계획 세우기 - 스크린 타임으로 결과 관찰하기